사랑은 아픔이다
이른 봄 마른 숲 속
긴 가지 끝에서 파르르 떨며 피는
슬픈 진달래꽃을 사랑함은 아픔이다
바람 가득한 도심의 거리에서
흩날리는 하얀 벚꽃잎들과의 짧은 날의 추억을 사랑함은 아픔이다
샛노란 웃음을 기억하며
애써 미소 짓고 떠나려는 민들레 하얀 솜털 씨앗을 사랑함은 아픔이다
언제나 가슴 시린 외로움으로
먼 하늘 길 혼자 걷는 하얀 달님을 밤새 사랑함은 아픔이다
까만 밤
초롱초롱 슬픈 이야기들로
하늘 가득한 별님을 목이 아프게 사랑함은 아픔이다
맑은 영혼들의 애틋한 소원을 싣고
산마루를 숨이 가쁘게 넘는 바람을 사랑함은 아픔이다
깊은 밤
가슴 아림으로 밤을 새우는 소쩍새의 절규를 사랑함은 아픔이다
창밖을 내다보며
가로등 불빛에 그어지는 하얀 빗줄기를 사랑함은 아픔이다
초록빛 풀숲에서
애잔한 그리움으로 밤을 새우는 풀벌레들의 울음소리를 사랑함은 아픔이다
무언가를 사랑함은 아픔이다
참 모를 일이다
그렇게 많이 아파하면서도
그래도 또 다시 아파하려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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