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익조(比翼鳥) 연리지(連理枝) 비익조(比翼鳥) 연리지(連理枝) 둘로 나뉘어 따로는 살 수 없는 둘 지구별에서의 그 깊은 인연 차마 멈출 수 없어 죽음이 보이는 이승의 끝자락에서 서로의 날갯죽지 찢겨지는 고통을 참아내며 서로를 붙여 만든 한 몸으로 비익조(比翼鳥)되어 저승의 다른 별까지 함께 날아 역시 한 몸 연..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
비익조(比翼鳥) 1 비익조(比翼鳥) 1 깃털이 쪽동백 하얀 꽃송이처럼 하얀 새 두 마리가 숲 속에 살고 있대요 낮에도 밤에도 두 마리 새 항상 한 몸으로 숲 속을 날아다닌대요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으면 또 한 마리 바싹 몸을 붙여 앉고 한 마리 파란 하늘을 날면 또 한 마리 바싹 몸을 붙여 날고 그렇게 새 ..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
비익조(比翼鳥) 2 비익조(比翼鳥) 2 이승에 태어나며 어쩌면 저렇게 둘이 한 몸으로 되었을까요 영겁의 세월을 지나면서도 서로를 잊지 못한 채 언제나 하나이고 싶은 소원을 이룬걸까요 함께 날며 행복합니다 서로의 날개 크기 달라 파란 하늘 마음껏 훨훨 날 수 없지만 초록빛 초원 천천히 함께 날 수 있..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
부부 1 부부 1 밤은 별을 만들고 산은 꽃을 피웁니다 남편은 산이 되어 아내를 꽃으로 피우고 아내는 밤이 되어 남편을 별이 되어 반짝이게 합니다 맑은 호수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윤슬을 만들고 장대비로 쏟아져 내리는 여름 소나기는 해밀을 만듭니다 남편은 햇살이 되어 아내를 윤슬처럼 반..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
부부 2 부부 2 당신과 함께하는 곳 어디든 산과 들 어우러져 초원이 되고 냇물은 여울을 달래 호수를 만들지요 당신의 소리 없는 웃음 풀꽃 바람 되어 향기롭고 당신의 잔잔한 속삭임 여울 소리 산새 소리 되어 싱그럽고 당신의 소리 없는 눈빛 금빛 햇살 은빛 달빛 되어 영롱하게 반짝이는 내게 ..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
부부 3 부부 3 못도 생긴 내 엉덩이 가파른 산길 오르느라 더 볼품없어져도 뒤에서 살짝 밀어주며 엉덩이 참 잘 생겼어 하는 그 사람 못도 생긴 내 얼굴 더위에 지쳐 한 참을 더 못나 보여도 빠끔히 들여다보며 눈도 귀도 참 잘생겼어 하얀 피부까지 그냥 그런 뻔한 거짓말들로 날 마냥 행복하게 ..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
부부 4 부부 4 나 들꽃 마냥 들여다보며 폭 빠져 좋아라하는 동안 들꽃보다 그 들꽃 보며 행복해하는 내 모습이 더 좋다고 꽃도 아닌 날 조용히 바라보며 그냥 행복해 하는 사람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
부부 5 부부 5 누군가 내게 준 작은 속상함에 나보다 더 크게 속상해하고 누군가 내게 준 작은 아픔에 나보다 더 크게 아파하고 누군가 내게 준 작은 슬픔에 나보다 더 크게 슬퍼하며 날 짓누르는 그 속상하고 아픈 슬픔들 모두 자기에게 얹으라며 늘 내게 등을 내밀고 무릎과 어깨와 가슴까지 다..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
부부 6 부부 6 지친 머리 힘든 어깨 설운 마음 나 삶의 무게에 짓눌려 몸도 마음도 너무 아파 눈물 많이 나는 날 말없이 손수건 꺼내 내 눈물 자국 닦아주며 그 넓은 어깨 내밀어 내 무거운 머리 얹어 잠들게 하는 사람 시집-가막살나무 3부 201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