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의 일기 2
오늘도 나무꾼은 혼자
잿빛 바위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단다
달님이 애써 하얀 가슴으로 나무꾼을 보듬었지만
별님들이 초롱초롱 속삭임으로 나무꾼의 얼굴을 반짝이게 했지만
달맞이꽃은 오늘도
산자락 한가득 피고
반딧불이는 더 높이 날았지만
나무꾼의 피리 소리는 더욱 서럽기만 했단다
사슴도
노루도
산토끼들도
다람쥐들도
고슴도치들도
차마
나무꾼의 슬픈 눈빛을 바라보지 못했단다
소쩍새의 슬픈 울음만
나무꾼의 서럽디 설운 피리 소리와 함께
숲 속에 가득했단다
선녀가 떠난 작은 초막에는
언젠가
행여
돌아올 선녀를 기다리는 나무꾼의
서러운 노래로만 가득했단다
헤어짐은 그렇게 아픈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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