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막살나무 2부

나무꾼의 일기 2

servent 2018. 9. 24. 20:05


 

나무꾼의 일기 2

 

 

오늘도 나무꾼은 혼자
잿빛 바위에 덩그니 앉아 있었단다

달님이 애써 하얀 가슴으로 나무꾼을 보듬었지만
별님들이 초롱초롱 속삭임으로 나무꾼의 얼굴을 반짝이게 했지만

달맞이꽃은 오늘도
산자락 한가득 피고
반딧불이는 더 높이 날았지만

나무꾼의 피리 소리는 더욱 서럽기만 했단다

사슴도
노루도
산토끼들도
다람쥐들도
고슴도치들도

차마
나무꾼의 슬픈 눈빛을 바라보지 못했단다

소쩍새의 슬픈 울음만
나무꾼의 서럽디 설운 피리 소리와 함께
숲 속에 가득했단다

선녀가 떠난 작은 초막에는

언젠가
행여

돌아올 선녀를 기다리는 나무꾼의

서러운 노래로만 가득했단다

헤어짐은 그렇게 아픈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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