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들의 이야기

진달래 이야기

servent 2018. 4. 18. 17:50

진달래

                                          

                                                                                        동산지기의 시집 가막살나무에서                                    


이른 봄
마른 나무 숲에서

커다란 꽃망울을 터뜨리며

외롭게 피는 꽃


속살이 들여다보일 만큼이나 여린 꽃잎

파르르 떨며

서럽게 피는 꽃

이승에서 다 못한 사랑
차마 훨훨 떨치고 가지 못한 영혼들의 아쉬움이

가지 끝에 매달려

슬피 울며 피는 꽃

 

긴 목 더 길게 빼고

산 아래 무엇을 그리 애처롭게 찾는 걸까

꽃샘바람 속 멀리

먼 그리움으로 피는 꽃

 

네게서

슬픔을 담아온 바람이

참나무 마른 가지 사이를 지나며 운다

 

분홍빛 여린 꽃송이들 마다
가슴 저미는 아픔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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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흐리다.....

촉촉해진 산길.....

산바람이 상쾌하다.

어제 밤 늦게까지 내린 비로 얼굴을 씻었을까........

산속 여기 저기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달래 꽃 빛깔이 정말 맑게 곱다.


호숫가로 난 조용하게 작고 좁은 길......

자칫하면.....

물속으로 퐁당 떨어질듯 가파길도 만나지만.......

거기.....

손에 닿을듯 푸른 물이 있어 바람에 찰랑거리며 노래를 하고.......

그 위로......연분홍빛 진달래꽃들이 한가득 쏟아져내리는 절경이 펼쳐지니...........

여기가......무릉도원일까......

 

진달래 가지에는 작고 여린 가지들이 구불구불 참 험한 세월의 삶이 보인다.

바람 센 산허리 바윗틈에 뿌리를 내리고 비바람 견디며 살아내느라 아프지만 그 아픔 오히려 예쁨으로 승화시켜 아직 아무도 눈조차 뜨지 않은

이른 새 봄......분홍빛 꽃송이에 고운 설움 가득 담아 피워낸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소월에서 부터 많은 시인들이 이 꽃을 노래했다......


<바위 고개 피인 꽃 진달래꽃은 우리 님이 즐겨즐겨 꺾어주던 꽃...임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이흥렬 등의 많은 작곡가들이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이른 봄 마른 낙엽사이를 지나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 여린 꽃잎 파르르 떨며 피는 분홍빛 진달래꽃을 보며 사람들도 마음이 아팠을까.

우리들 사는 삶도 그렇다.

힘든 날들도 있고 기쁜 날들도 있고......

이승의 삶 살다보면

겨울 바람에 살이 찢길듯 고통스럽고 서럽고 슬픈 일이 왜 없을까?


아픔 속에서도

먼 하늘을 바라보며 그 곳에 소망을 두고

고난을 승화시켜 아름다움으로 찬송하며 기도하는 아름다운 성도들의 찬송인듯 새 봄 온 산을 붉게 물들이며 세상을  곱게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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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의 꽃말은 <절제>란다.

꽃빛깔이나 꽃이파리들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화려하지 않고 강하지 않지만  부르러움 속에 강함이 느껴지는 꽃...어쩌면 이것이 절제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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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초록숲에서 그동안 촬영한 진달래꽃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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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4월에 가지 끝에 핀다.

꽃잎은 연분홍색이고 흰 진달래도 있다.

깔때기모양의 통꽃이다

열매는 타원형이며 작은 씨앗들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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