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순에서 6월 초순께까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붉은 덩굴장미가 시들어가는...
학교 울타리 길게...
둥근 접시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그냥 껑충하니 긴 줄기에 널찍한 초록빛 이파리가...
어쩌면
어릴적 가슴에 안기면 그렇게나 편하기만 하던 어머니를 생각하게 합니다.
화려하지 않은 얼굴이지 않지만...
여름내내
잎새 마다 둘이나 셋정도의 꽃봉오리를 만들고......
하나 피면 하나기다리다.....
하나 지면 다른 하나가 피고.....
매마른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또 다른 하나...
하나만 더...
땡볕을 받아가며...
꽃을 피웁니다...
차례차례...
긴 줄기 가득 여름내내 꽃을 피워냅니다......
소박한 모양새로...
언뜻 그리 예뻐보이지 않지만...
초록빛 화단 다른 꽃들위에 우뚝 서서.....
소리없이 커다랗게 웃는 웃음으로....
모든 꽃들을 보듬어 안고 핍니다...
커다란 꽃이파리 하나하나.....
빈틈없이
단단하게 만들어...
손톱끝에 봉숭아 물을 들이는 정성만큼이나.......
수더분한 고움으로 수를 놓아 피워냅니다...
난...
접시꽃을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그리도 많은 궂은자리.....
마냥 밝고 큰 웃음으로...
한결같은 우리들의 어머니들.......
아이 눈에 눈물 고일세라...
아이 맘에 멍울 생길세라...
행여...
아이 걸을 무거울세라...
허리춤 꼭꼭 싸매둔 속주머니 속 동전까지 다 털어주고.....
여름 땡볕 이글거리는 밭고랑에서.....
땀 흘리며 호미질하시는 어머니.....
쑥쑥 자라는.....
고추 열매 바라보며......
저것 잘자라주면.....
내 아들 가지고 싶어하는 손목 시계하나 올 가을엔 꼭 사줘야지..... 하는.....
가슴 뿌듯한 소망으로......
고추 열매 쓰다듬는 어머니...어머니....
행여...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배고프지 않을까.....
점심으로 먹다 남겨둔 삶은 감자 한알 생각하며......
호미질 하는 사이사이.....
아픈 허리들고...
이마에 손 얹고 멀리 산길을 바라보는 어머니...어머니.....
접시꽃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딱히 꼬집어...
여기가 예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바라보면 볼수록.....
포근하게 편한 꽃......
이꽃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의 마음들이 모아져 이 꽃의 꽃말 < 평안> 이 되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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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그동안 촬영한 접시꽃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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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해살이 식물이며 씨앗을 심으면 싹이 돋아 겨울을 참아내고 다음 해부터 줄기를 크게 뻗어 잎사귀 사이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 꽃은 둥글고 넓은 접시 모양이다. 꽃 색깔은 빨강색, 흰색, 노란색 등 다양하다